포럼소개 취지문
한중일 삼국은 이웃한 공동체로서 서로 문화를 주고받으며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세계 역사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서구 근대의 압력 속에서도 독특한 삶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동북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에 서는데 각기 뚜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 세계사적 차원 뿐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차원에서도 아시아 제국은 미래지향적인 역사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고 또한 각국의 미래지향적 가치의 성격은 서로의 운명에 그리고 세계인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사실 과거 아시아의 역사는 상처의 역사였다. 이 상처의 원인과 그 결과를 해명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각국의 자신들의 특수한 과제들을 안고 있고 또 이에 대해 보다 분별력 있고 사려 깊은 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더구나 현대 아시아 내외부의 정치적 경제적 질서의 변화는 긴장과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의 소용돌이를 슬기롭고 평화롭게 극복하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 문화적이고 상호우호적인 아시아 시민의 의식 제고가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문학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고 또한 각국의 문학이 처한 위상에 고민하고 있다. 문학은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타자와의 소통에 큰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 있다. 아시아인들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서로를 이해시켜 가는데 문학만큼 유익한 것은 없다. 문학은 보다 진전된 의미에서 아시아인으로서의 문화적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각국은 우호적이지 않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문학은 시장자본주의의 위력 앞에 노출되어 있고, 매체의 변화무쌍한 진화 앞에 갈 길을 잃고 있다. 현대사회의 포스트 모던한 속성은 문학이 확보할 수 있는 소망스러운 미래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시민들은 자본주의의 경쟁논리에 노출되어 있고, 가족의 해체를 경험하고 있으며,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경험하고 있다.

동아시아문학포럼은 아시아인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위기를 진단해보려 한다. ‘현대사회와 문학의 운명 - 동아시아와 외부세계’라는 제하의 이 포럼에서 우리는 각국의 시민들이 처한 여러 어려움들을 문학을 통해 살피려 한다. 각국의 문학자가 처한 어려움을 서로 이해하고 그들의 희망을 함께 경청함으로써 우리는 아시아인들의 문학을, 그리고 아시아 시민들의 긍정적인 미래를 새롭게 재조명하게 될 것이다.